1년여 전, ‘천 원짜리 영화의 가능성’(2024년 6월 14일)을 쓴 적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 영화계에 위기론이 짙게 드리운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배우 손석구와 손잡고 만든 단편 영화 ‘밤낚시’에 관한 것이었다. 신선한 시도가 돋보였다. 12분 59초 분량의 쇼트폼에, 티켓값은 겨우 1000원. 요즘 평일 극장 입장료가 당시보다 2000원이나 또 오른 1만5000원임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가격이다. 값이 저렴한 데다 완성도도 높아 관객들이 크게 호응했다. CGV 극장에서만 개봉하고도 4만6000여 명이나 들었다. 이후 또 한
김인구 기자 2025-10-17 11:39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화성-20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1마의 등장은 북핵 개발이 최종 단계 직전에 도달했다는 위험 신호다. 시험발사 최종 관문을 남겨 놓고 있지만 미·중·러 ICBM을 빼닮은 고체연료 다탄두로, ‘북한 ICBM 완결판’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세계 최강 핵보유국 길을 따라가고, 중거리에 이어 단거리 극초음속미사일 개발까지 이어가며 한·미 미사일방어(MD)망을 무력화하겠다는 노골적 의도다. 핵을 만능의 보검으로 여기는 북한 핵 질주의 최종 목표는
정충신 선임기자 2025-10-16 11:41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친여 성향의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상대로 한 질의 마지막에 ‘합성 사진’을 꺼내 들었다. 조 대법원장의 얼굴을 일본 사무라이에 가져다 붙인 조잡한 사진 아래에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대 대법원장을 조롱하는 ‘별명’까지 적었다. 또, 서산 부석사 불상을 일본에 반환하라고 확정한 대법원 판결을 친일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판결은 조 대법원장이 임명되기 전인 2023년 10월에 선고됐다. 이른바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을 제기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성진 기자 2025-10-15 11:48
요즘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하수구 탄광촌’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서울 이외에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앞글자를 딴 약어다. 하수구는 하남·수지·구(舊)성남, 탄광촌은 동탄·광명·평촌을 가리킨다. 멸칭으로도 자주 쓰인다. 서울이나 ‘천당교(과천·분당·판교)’에 진입하지 못한 거주민을 조롱할 때 악용된다. SNS에선 매년 ‘부동산 계급도’가 갱신된다. 아파트 브랜드나 평균 매매가를 피라미드 형태로 줄 세운 것이다. 부동산시장에선 ‘급지’가 지역별 서열을 가린다. 서울 25개 구를 상급지, 중급지, 하급지로 나누다 못해 같은
권도경 기자 2025-10-14 11:39
정부 조직 개편안 확정으로 내년 1월부터 현재 기획재정부(기재부)는 재정경제부(재경부)와 기획예산처(예산처)로 분리된다. 당초 정부와 여당이 구상했던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금융정책) 업무를 기재부로 이관하는 방안은 백지화됐다. 결국, 기재부는 예산 업무가 별도 부처(예산처)로 빠져나가는 상태에서 국내 금융 업무는 가져오지 못하게 됐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손에 쥔 것이라고는 달랑 세제(稅制)밖에 없는데 무슨 경제 컨트롤타워(사령탑)냐’는 자조 섞인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출범 당시 경제정책 총괄 기능은 크
조해동 기자 2025-10-13 11:41
이레간 이어진 추석 연휴가 끝났다. 놀거리, 볼거리를 찾는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콘텐츠 시장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공들인 신작을 내놓고, 그럴듯하게 포장한 예고편으로 유혹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이번 명절의 최종 승자는 단연 ‘가왕’ 조용필이었다. 올해 75세가 된 조용필이 150분간 홀로 펼친 무대는 그의 건재함을 알리는 동시에 이 시대에 진정한 ‘어른’이 필요하다는 것을 웅변하는 기회가 됐다. 6일 방송된 KBS 2TV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조용필쇼)의 전국 시청률은 15.7%(닐슨코리아)였다. 추석 연휴
안진용 기자 2025-10-10 11:49
1637년 1월 30일, 병자호란에 몰리다 못한 인조가 삼전도로 향했다. 자비 한 톨 없는 엄동설한이 한강 나루 흙바닥을 거칠게 얼렸다. 인조는 청 태종이 앉은 단상 밑으로 끌려나가 무릎을 꿇고 아홉 번 머리를 땅에 찧었다. 희대의 치욕을 후대의 많은 사람이 곱씹고 되물었다. 김상헌을 비롯한 주전파들의 주장처럼 결사 항전했어야 하나. 최명길의 요청대로 청과 화의를 맺은 것은 매국인가. 청의 요구대로 ‘황제’라고 불러줬다면 전쟁을 피할 수 있었을까. 인조 정권은 쇠락하는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끊어내지 못했고, 중원을 새롭게 장악한 청
김윤희 기자 2025-10-02 11:30
2017년 12월 폴란드 집권당 법과정의당(PiS)은 과반 의석을 앞세워 대법관 은퇴연령을 70세에서 65세로 낮추는 등의 ‘사법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말고르자타 게르즈도르프 대법원장을 비롯한 23명이 강제은퇴 위기에 몰렸다. 또, 82명이던 대법관 수를 120명으로 늘리고 PiS가 원하는 인사로 채웠다. 동시에 국가사법위원회(KRS)법을 개정해 사법부 인사를 관장하는 사법위원회 위원들을 사법부 대신 의회가 선출토록 했다. 판사 임명권을 장악하고 징계 부서도 신설한 PiS는 “무소불위 판사 집단의 면책권에 대한 종식을 의미한다”
김남석 기자 2025-10-01 11:41
이재명 정부 출범 후 3개월여 만에 두 번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시장은 향후 수도권 집값, 특히 아파트값 전망에 대해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이에 이번 추석 연휴를 전후해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이란 예상도 시장과 정부 안팎에서 나돌고 있다. 그러나 민간 아파트 분양 공급 확대에 획기적인 방안이 없으면 이번 상승장을 잡기는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도 뒤따른다. 공급 방안을 내놔도 최소 수년간은 입주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의 각종 산업 현장 재해 안전 대책 강화로 분양 후 준공·입주까지의 간격은 더 길어질 것이란
박준희 기자 2025-09-30 11:44
베네수엘라의 독재자로 불리는 우고 차베스, 그의 뒤를 이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정권을 얻는 과정에서 ‘반(反)재벌, 반(反)미 레토릭’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정권을 차지한 뒤엔 공정가격법 등을 통해 기업 제품의 가격 상한과 공급명령 등 각종 반산업 규제를 단행했다. 해고 제한을 강화하는 등 노동제도는 경직화했다. 결과적으로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했음에도 이러한 규제 정책으로 민간 투자와 생산이 위축됐고, 유가 급락·부패 등 대내외 악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는 현재 경제위기는 물론 정국 혼란으로까지 이어지
이용권 기자 2025-09-29 11:37
의과대학 정원 증원으로 촉발돼 1년 반 동안 이어진 ‘의·정 갈등’이 상당수 전공의 복귀로 사실상 끝났다. 9월부터 전공의들이 복귀했지만, 병원 현장에서는 아직도 어색함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교수와 전공의들과의 거리감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 것이다. 많은 교수가 젊은 전공의들의 사명감 부족을 지적하면서 “환자들을 버리고 뛰쳐나간 전공의들과 별로 말을 섞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교수들은 전공의보다 1년 이상 호흡을 맞췄던 진료지원(PA)간호사와 일하는 것을 더 편안해 한다고 한다. 의·정 갈등은 끝났지만, 과거와 같은 병원으로
김병채 기자 2025-09-26 11:48
내년 6월 지방선거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 중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전현희(중·성동갑) 의원은 지난 16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간임대주택 사업자의 보증보험 미가입에 따른 과태료를 호수별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인데, 최근 서울시에서 논란이 된 청년안심주택 임대보증금 미반환 사태와 관련돼 있다. 전 의원은 법안을 내면서 “서울시가 추진한 청년안심주택 일부 단지에서 임대보증금 반환보험 미가입으로 청년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라고 지적했다. 청년안심주택 사업에 문제점이
김성훈 기자 2025-09-25 11:36